한반도도 아닌 세계에서 최고의 장수를 꼽으라고 하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생각날 수 있지만,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남들은 쫓아올 수 없는 압도적인 업적을 이룬 몽골의 장군, 수부타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제국을 만든 몽골에서 가장 큰 승리를 가져다준 장수가 바로 수부타이입니다.
1. 세계사 최고의 장군 수부타이의 가치
'회전'이란 것은 국가 간의 존망을 건 전투를 뜻합니다. 이 전투에서 승리하면 국가가 승리하는 대세를 잡는 것이고, 실패하면 국가가 멸명하는, 말 그대로 건곤일척의 전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장수라면 일생동안 '1번'의 회전을 갖기도 어렵지만, 수부타이는 자그마치 32개국에서 61회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어낸 전설적인 명장입니다. 금나라 최고의 명장이었던 '완안진화상'에게 한 번 패배를 당한 적이 있긴 하지만, 끝내 금나라의 수도를 함락하여 패배를 만회합니다. 아시아의 금나라부터 유럽의 헝가리까지 그가 싸운 전장의 길이만 해도 7,000km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칭기즈칸이 죽은 다음에도 몽골제국이 세계적인 제국으로 지평선을 넓힐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수부타이라는 장군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을 정도입니다. 무력보다는 천재적인 지략으로 싸우는 장수였던 수부타이는, 말 그대로 모든 상황을 고려하여 환경과 전략을 다 철저하게 분석하는, '이겨놓고 싸우는' 장군이었습니다.
2. 호라즘
수부타이는 칭기즈칸의 심복인 제베와 함께 호라즘 제국을 공격하여 호라즘의 7대 술탄인 무함마드 2세를 몰아냅니다. 무함마드 2세는 끈질긴 죽음의 추격에 지쳐 카스피해의 어느 외딴 섬에서 쓸쓸하게 죽어갔다고 합니다. 무함마드 2세는 현재 우크라이나 중부 쪽 뿐 아니라 이란, 이라크까지 국경을 넓혀 호라즘 제국 최대의 전성기를 이끈 술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오만이 되어 스스로의 목을 졸랐습니다. 칭기즈칸과 처음에는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으나 몽골의 사절단을 참살함으로써 몽골과의 관계가 틀어져 버린 것입니다. 호라즘 제국의 괄목할만한 전투력도 몽골군의 압도적인 무력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호라즘 제국의 넓은 영토는 오히려 빠른 기동력을 가진 몽골 군대에게는 먹잇감에 불과했으며, 군대가 각 도시마다 조금씩 흩어져 있던 호라즘 제국의 군대는 몽골 군대에 각개 격파를 당하고야 말았습니다. 반항하는 상대는 끝까지 쫓아가서 죽을 때까지 괴롭히는 몽골의 추격전은 각 나라의 왕들과 장수들을 공포게 떨게 했습니다.
3. 금나라
몽골과 금나라는 오랜 악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나라를 쫓아내고 송나라와도 대립한 여진족의 금나라는, 몽골의 전투력을 두려워하여 몽골 부족이 연합할 수 없도록 이간책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칭기즈칸이라는 위대한 인물 아래 몽골이 하나가 되었을 때, 금나라는 가장 눈엣가시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몽골은 금나라와의 전쟁을 통해 공성병기를 어떻게 사용할지 터득하게 됩니다. 한 때는 동아시아 최고의 전투력을 가지고 있던 금나라였지만, 몽골군과 전투에서는 제대로 된 싸움조차 하지 못하고 후퇴하기 바쁩니다. 수도가 함락당하자 금나라 황제는 화친을 요청했으나, 그 직후 바로 금나라가 개봉부로 수도를 옮겨버리자 수부타이 장군이 금나라를 공격하여 짓밟게 됩니다. 수부타이는 외교력 또한 뛰어나, 남송의 영토를 거쳐 금나라 수도 개봉을 두 갈래로 포위하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남송과 금나라의 적대적인 관계를 활용한 전략이었습니다. 결국 남송과 몽골의 연합군에 의해 금나라는 멸망하게 됩니다.
4. 유럽
몽골은 2차에 걸쳐 유럽을 침공하게 되는데, 1차 침공은 호라즘 정벌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칭기즈칸이 수부타이에게 2만 병력을 주었는데 이 병력으로 중동 이라크, 이란 뿐 아니라 코카서스, 키예프, 투르크, 캽챠크, 그루지아까지 쓸어버리게 됩니다. 칭기즈칸의 복귀 명령이 아니었으면 그 지역이 모두 몽골제국의 깃발 아래 있었을 것입니다. 2차 침공은 겨울에 이루어지게 되는데, 몽골군은 특유의 기동력과 보급능력으로 유럽을 떨게 합니다. 러시아와 모스크바를 쓸어버리고 폴란드, 오스트리아, 헝가리, 불가리아, 세르비아까지 패배시킵니다. 유럽 지역에서 수부타이와 몽골군은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오고타이 칸이 죽어서 쿠릴타이에 참가하기 위해 회군하지 않았더라면 신성 로마 제국도 몽골 제국의 깃발 아래에 있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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